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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재배법 ③ — 수확과 보관의 과학: 영양을 지키는 최적의 타이밍

1. 수확의 타이밍 — 콩의 색과 소리가 알려주는 최적의 순간

콩은 성장 기간 내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수확 시점을 정확히 맞추는 일이야말로 그중 가장 중요합니다. 수확이 너무 이르면 콩알이 덜 여물어 단단하지 않고, 너무 늦으면 꼬투리가 터져 손실이 커집니다. 이때 판단 기준은 눈으로 보는 색과 손으로 느끼는 촉감, 그리고 귀로 들리는 소리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파종 후 90~120일 사이가 수확 적기입니다. 하지만 품종, 기온, 일조량에 따라 시기가 다르므로, 꼬투리의 색 변화가 가장 확실한 지표입니다. 초록빛이 서서히 사라지고 황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할 때부터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꼬투리가 전반적으로 갈색을 띠며, 손으로 잡아 흔들었을 때 콩알이 부딪히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면 바로 수확의 신호입니다.

잎의 상태도 좋은 지표가 됩니다. 결실이 진행될수록 잎의 색이 옅어지고 점차 떨어집니다. 잎이 거의 모두 떨어지고 줄기 끝만 남았다면, 콩은 충분히 영양을 모아 꼬투리로 전달한 상태입니다.
이때 수확을 늦추면 꼬투리가 스스로 벌어져 콩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날씨가 맑고 습도가 낮은 날 오전 중에 작업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또한 지역의 기후 조건에 따라 건조 수확법습윤 수확법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 건조 수확법: 햇볕이 강하고 습도가 낮은 남부 지역에 적합하며, 꼬투리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밭에서 자연 건조한 뒤 수확합니다.
  • 습윤 수확법: 습기가 많은 중부나 산간 지역에 적합하며,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하면 바로 수확해 그늘에서 추가 건조를 진행합니다.

이처럼 콩의 색과 질감, 소리를 종합적으로 관찰하면 기계나 장비 없이도 최적의 수확 타이밍을 정확히 맞출 수 있습니다.
결국 콩은 농부의 눈과 손끝이 읽는 ‘자연의 신호’에 따라 가장 완벽한 순간을 알려주는 작물입니다.

콩 재배법 ③ — 수확과 보관의 과학: 영양을 지키는 최적의 타이밍

2. 수확 방법의 정석 — 손수확과 기계수확의 차이와 노하우

콩 수확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손수확기계수확입니다. 각각의 방식은 환경과 목적에 따라 장단점이 있습니다.

손수확은 소규모 재배나 가정 텃밭에 적합합니다.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한 줄기를 뿌리째 뽑아 그늘에 거꾸로 세워두면 자연 탈곡이 용이합니다. 이때 줄기를 강제로 꺾으면 꼬투리가 터져 손실이 생기므로, 줄기 아래쪽을 손으로 잡고 천천히 흔들며 뽑는 것이 좋습니다. 수확한 콩대는 밭 가장자리에 묶어두거나 대나무틀에 걸어 통풍을 확보합니다.

기계수확은 중·대규모 재배에서 사용되며, 콩이 일정 높이 이상 자랐을 때 수확기를 이용해 한 번에 베어냅니다. 다만 기계는 꼬투리의 수분 함량이 높을 경우 파손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꼬투리 수분이 15% 이하일 때 수확해야 품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진동형 콩 수확기가 보급되어 꼬투리를 터뜨리지 않고 부드럽게 털어내는 방식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공통적으로 중요한 점은 작업 시간대입니다. 햇살이 뜨거운 정오보다는 아침 9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가 적합합니다. 오전의 수분은 날아가 꼬투리가 마른 상태이지만, 아직 공기가 너무 뜨겁지 않아 탈곡 시 손실이 적습니다.

수확 후에는 반드시 예비 선별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변색된 콩, 벌레 먹은 콩, 껍질이 터진 콩은 모두 분리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소홀히 하면 건조 중 곰팡이가 번식하거나, 장기 보관 시 전체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수확의 완성은 속도보다 정확성과 세심함입니다. 농부의 손이 닿은 수확은 콩의 가치와 영양을 그대로 보존하는 가장 전통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3. 건조의 과학 — 콩의 품질을 결정짓는 보이지 않는 과정

콩의 수확이 절반이라면, 건조 과정은 나머지 절반입니다. 제대로 건조되지 않은 콩은 맛과 향이 떨어지고, 장기 저장 중 쉽게 곰팡이가 생깁니다. 따라서 ‘얼마나, 어떻게 말리느냐’가 수확만큼 중요합니다.

건조의 기본 원칙은 직사광선보다 통풍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햇빛에 바로 노출하면 콩의 표면은 빠르게 마르지만 내부 수분은 그대로 남아 미세한 부패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통풍이 좋은 그늘에서 3~5일간 자연 건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건조대는 바닥에서 30cm 이상 띄워 습기가 오르지 않게 하고, 하루에 한두 번 뒤집어 골고루 말립니다.

만약 비가 오는 날씨가 지속된다면, 실내 건조기로 35~40도 사이의 온도로 서서히 말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너무 높은 온도(50도 이상)는 콩 껍질이 갈라지고,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어 맛이 변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건조가 완료되면 수분 함량을 점검해야 합니다. 손으로 콩알을 눌렀을 때 단단하고 탄력 있게 튀어오르면 적정 상태입니다. 콩 두 알을 부딪혔을 때 맑고 청량한 소리가 나면 완전 건조입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탁한 소리가 납니다.

또한 콩을 완전히 건조시킨 뒤에는 반드시 하루 정도 ‘휴지기’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콩 속의 미세한 수분이 균일하게 퍼지도록 해, 장기 보관 시 수분 불균형으로 인한 곰팡이 발생을 방지합니다.
건조는 단순히 수분을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콩의 향과 단백질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과학적 과정입니다. 이 단계를 성실히 지킨 콩은 시간이 지나도 본래의 풍미와 영양을 유지합니다.

 

4. 저장과 보관의 기술 — 영양을 오래 지키는 현명한 방법

건조가 끝난 콩은 바로 저장하지 말고 하루 정도 통풍이 되는 그늘에서 ‘숨을 고르게’ 해야 합니다. 이후에는 보관 환경이 품질을 결정합니다. 콩은 습기, 온도, 빛에 모두 민감하므로 이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보관용기로는 통기성이 있는 천 포대밀폐력 좋은 유리병이 좋습니다. 플라스틱 통은 온도 변화에 취약하고 정전기로 곰팡이 포자가 들러붙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용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완전히 건조된 상태에서 담아야 하며, 내부에 방습제를 함께 넣으면 더욱 안전합니다.

보관 장소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온도 10도 이하, 습도 50% 이하가 이상적입니다. 여름철에는 습기가 많아 쉽게 변질되므로 냉장고의 ‘야채실’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단, 냉동실은 피해야 합니다. 냉동은 콩의 세포 구조를 손상시켜 해동 후 껍질이 쉽게 벗겨지고 식감이 변합니다.

콩을 오래 보관하려면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용기를 열어 곰팡이 냄새나 변색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장기 보관용으로는 ‘볶은 콩’ 형태가 가장 안전합니다. 약한 불에 살짝 볶아 표면의 수분을 날리면 저장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또한 저장 중에는 해충 방지도 중요합니다. 콩바구미가 나타나면 콩 전체를 냉장고에 48시간 보관하면 해충이 제거됩니다. 이후 다시 상온에서 건조해 방습제를 교체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킨 콩은 6개월 이상, 길게는 1년까지도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단단하고 고소한 향을 그대로 간직한 콩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습니다.
결국 콩 보관의 핵심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습기와 온도, 빛을 제어하는 단순한 원칙의 꾸준한 실천입니다. 콩이 가진 자연의 생명력은 인간의 세심한 관리 속에서 완성됩니다.